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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신발 대신 '국물'을 파는 이유 (광저우 팝업의 비밀)

INSIGHT

by spbx 2025. 12. 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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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닝 트랙이 아닌 '시장'으로 간 나이키

중국 광저우의 얼사(Ersha) 섬. 이곳에 '광동 송원(Cantonese Songyuan)'이라는 간판을 건 기묘한 팝업 스토어가 문을 열었습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전통 찻집이나 한약방 같지만, 이곳은 나이키가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이 캠페인의 주인공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불리는 올림픽 스프린터, 쑤빙톈(Su Bingtian)입니다. 하지만 영상 속 그는 트랙 위를 질주하지 않습니다. 대신 동네 재래시장을 거닐며 진피(말린 귤 껍질), 여주, 대추, 돼지갈비 같은 식재료를 신중하게 고릅니다. 그리고 러너들을 위해 정성껏 육수를 우려냅니다.

 

2. "재료를 아끼면, 맛도 기록도 없다"

나이키가 뜬금없이 요식업에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광동 지역 사람들에게 '수프(Tang)'는 밥상 위의 음식을 넘어선 '문화적 정체성'입니다.

나이키는 여기서 절묘한 연결고리를 찾아냈습니다. "재료를 듬뿍 넣어야 진한 맛이 난다(Put your hustle in, get your greatness out)"는 광동의 식문화 속담을 스포츠 정신과 연결한 것이죠.

"좋은 재료가 훌륭한 국물을 만들듯, 훈련에 쏟은 너의 모든 노력이 위대한 기록을 만든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슬로건보다 훨씬 강력하게 지역 러너들의 가슴을 때렸습니다.

3. 돈 대신 '땀'으로 계산하세요

이곳의 수프는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11월 15일부터 23일 사이, 3km를 달린 기록을 인증해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하루 50그릇 한정).

나이키는 수프를 단순한 '판촉물'이 아닌, 땀 흘린 러너만이 누릴 수 있는 '달콤한(혹은 구수한) 보상'으로 격상시켰습니다. 호카(Hoka)나 온(On) 같은 신흥 브랜드들이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이키는 제품 스펙을 자랑하는 대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 SPBX Editor’s Insight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

저희 SPBX는 이번 캠페인에서 브랜드가 '로컬'을 대하는 태도의 진화를 발견했습니다.

① 디테일이 만드는 설득력 (The Swoosh Spoon)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 요소는 바로 '스우시 모양의 스푼'입니다. 국물을 떠먹는 숟가락 하나까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냈습니다. "나이키가 하면 수프도 힙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건, 거창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이런 작은 위트(Wit)입니다.

 

② 시각을 넘어선 '공감각적 브랜딩' 브랜드 경험은 보통 '시각(Visual)'에 집중됩니다. 하지만 나이키는 '미각(Taste)'과 '후각(Smell)'을 건드렸습니다. 운동 후 마시는 따뜻한 고기 국물 냄새. 이것만큼 '회복(Recovery)'이라는 키워드를 본능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가 있을까요?

 

③ 문맥(Context)의 완벽한 번역 단순히 "Just Do It"을 중국어로 번역한 게 아닙니다. 그 지역 사람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식문화)를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철학을 얹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맥락적 디자인'입니다.

 

 


마치며

나이키의 광저우 팝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고객의 삶 속에 어떤 '맛'으로 기억되고 있나요?"

한국 시장에 대입해 본다면 어떨까요? 러닝 크루들에게 뜨끈한 국밥 한 그릇, 혹은 시원한 미숫가루 한 잔이 주는 위로를 브랜드와 연결할 수 있을까요?

 

가장 지역적인 것을 가장 세련되게 풀어내는 힘, 그것이 브랜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열쇠입니다.


[출처] 본 포스팅은 Campaign Asia의 기사를 바탕으로 SPBX의 인사이트를 담아 재구성하였습니다. 원문 기사 보러가기: [Nike dropped a soup pop-up in Guangzhou, Gen Z is eating it up], 모든 이미지 출처: 샤오홍슈 (Xiaohongshu) / Campaign Asia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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